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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정치인의 말과 글19

故 박정희 대통령 영결식 추도사 전문 (최규하 낭독) 대통령 각하! 갑자기 이 무슨 청천의 벽력이십니까. 졸지에 이 무슨 변이십니까. 이처럼 영전에 엎드려 삼가 영결의 말씀을 드리게 될 줄이야 어느 누가 상상조차 하였겠습니까. 아흐레 전 천지가 진동하여 산천초목이 빛을 잃었고, 경악과 비탄으로 온 국민들 가슴이 메었습니다. 그 다정한 웃음이 눈에 선하고 친근한 음성이 귓전을 맴돌고 있는데, 우리를 남겨두고 홀연히 가시다니 이게 어인 일입니까. 하늘도 무심하십니다. 5년전 영부인께서 불의에 돌아가신 비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아직도 나라와 겨레를 위해 하실 일이 많은데 각하 자신마저 불시에 가시었으니, 이 얼마나 망극한 일입니까. 지금 황금빛 물결이 넘실거리는 들녘엔 격양가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전국의 우람한 공장들, 대역사의 현장에서도 생산과 건설을 서두.. 2021. 10. 25.
故 김영삼 대통령 영결식 추도사 전문 (김수한 낭독) 존경하고 사랑하는 김영삼 대통령님! 지난 19일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만해도, 불굴의 의지로 어려운 고비를 꼭 이겨내시고 반드시 회복하시리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11월22일 0시20분, 대통령님은 영영 저희 곁을 떠나시고 말았습니다. 엄혹한 군사독재정권시절, 대통령님께서는 "국내에서의 투쟁을 접고 외국에 나가 있으라"는 집요한 회유를 받으셨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핍박받는 국민들을 남겨두고, 나 혼자 편하자고 고난의 현장을 떠날 수는 없다"며 단호히 이를 거부하셨습니다. 대통령님은 한결같은 마음으로, 국민을 사랑하고 국민을 섬겨 오신, 진정한 문민 정치가였습니다. 민주주의와 민권을 위해 모든 것을 남김없이 바치신, 희생과 헌신의 삶을 사셨습니다. 대통령님. 그렇게 사랑하던 조국, 그렇게 사랑.. 2021. 10. 17.
故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 추도사 전문 (김대중 씀) 우리가 깨어 있으면 노무현은 죽어서도 죽지 않습니다 나는 지금도 그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동교동에서 독일 《슈피겔》 지와 인터뷰를 하다가 비서관으로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때 나는 “내 몸의 반이 무너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왜 그때 내가 그런 표현을 했는지 생각해봅니다. 그것은 우리가 함께 살아온 과거를 돌아볼 때 그렇다는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노 전 대통령 생전에 민주주의가 다시 위기에 처해지는 상황을 보고 아무래도 우리 둘이 나서야 할 때가 머지않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러던 차에 돌아가셨으니 그렇게 말했던 것입니다. 나는 상주 측으로부터 영결식 추도사 부탁을 받고 마음속으로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지 못했습니다. 정부 측에서 반대했다.. 2021. 10. 17.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연설 전문 국왕 폐하, 왕세자와 공주 등 왕실가족 여러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과 신사 숙녀 여러분. 노르웨이는 인권과 평화의 성지입니다. 노벨평화상은 세계 모든 인류에게 평화를 위해 헌신하도록 격려하는 숭고한 메시지입니다. 저에게 오늘 내려주신 영예에 대해서 다시없는 영광으로 생각하고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저는 한국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민족의 통일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 수많은 동지들과 국민들을 생각할 때 오늘의 영광은 제가 차지할 것이 아니라 그 분들에게 바쳐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 국민의 민주화와 남북화해를 위한 노력을 아낌없이 지원해 주신 세계의 모든 나라와 벗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이 노벨평화상을 저에게 주신 이유 중의 하나는 지난 .. 2021.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