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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리즈 시절이 왔다! 16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승격한 리즈 간단 정리

by 소벌도ㄹI 2020.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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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시절

축구에서 시작해 다른 영역까지 사용범위를 넓힌 '리즈 시절'이란 표현이 있다. 국내에 프리미어리그가 대중화되던 2000년대 중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소속 축구선수 앨런 스미스를 두고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뛸 때 아주 잘했다"는 의미로 리즈 시절이란 표현이 쓰이기 시작했다. 당시 박지성이 맨유로 이적하면서 프리미어리그 대중화가 이뤄졌고 리그에 깊은 이해를 가지지 않고 이야기를 쉽게 더하는 새로운 팬층을 향한 기존 마니아 팬들 거부감이 만든 표현이었다. 리즈 시절이란 표현은 잉글랜드 본토에 소개되기도 했다.

잉글랜드 본토에는 "Doing a Leeds(리즈하다)"라는 표현이 있다. "성공을 위해 돈을 많이 지불했지만 그만한 결과를 거두지 못해서 망해버렸다"는 의미로 쓰인다. 과거를 회상하는 표현으로 리즈를 언급하는 한국과 다른 점이다.

리즈 유나이티드는 2003-04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강등된 후 무려 16만에 최상위 무대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하게 됐다. 팀은 1919년 창단됐는데 2019-20 시즌은 창단 100주년 되는 해였다. 창단 100년 되는 해 이뤄낸 감격적인 1부 리그 승격이다.

창단 100주년을 맞아 제작한 팀 엠블럼. 강등 16년 만에 1부리그로 복귀했다. 100주년을 맞이한 시즌이라 의미가 더욱 크다.

 

리즈 몰락, Doing a Leeds

2001년. 리즈 유나이티드는 TV 중계권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통한 수익을 기대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강행했는데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무리한 투자는 구단 경영을 악화시켰고 주요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이적하며 팀이 와해된다. 리즈는 결국 2003-04 시즌 19위를 기록하며 2부 리그로 강등당한다. 잉글랜드 현지에서 무리한 투자를 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의미로 리즈 유나이티드가 언급되는 배경이다.

2003-04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강등된 리즈는 2006-07 시즌 다시 한번 강등되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3부 리그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당한다. 3부 리그를 전전하던 리즈 유나이티드는 2009-10 시즌 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며 2부 리그로 승격한다. 그리고 2019/2020 시즌 풋볼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마침내 프리미어리그로 돌아오게 됐다. 강등 16년 만에 프리미어리그로 만들어 낸 복귀였다.

2001-02 시즌 리즈 유나이티드. 리오 퍼디난드, 호주 출신 마크 비두카, 해리 키웰, 앨런 스미스, 로비 킨 등 스타급 선수들이 즐비한 팀이었다. 

 

1960 ~ 1970년대 '진짜' 리즈 시절

1959-60 시즌 2부 리그로 강등당한 리즈 유나이티드는 선수로 활약했던 돈 레비(Don Revie)에게 지휘봉을 맡긴다. 당시 리즈는 재정 문제를 겪고 있었는데 돈 레비는 팀을 재정비하기 위해 유소년 육성에 힘을 쏟는다. 팀 쇄신을 위해 파란색과 노란색이 섞인 기존 유니폼도 상하의, 양말까지 전부 하얀색으로 바꾼다. 흰색 유니폼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성과는 1964년부터 나타났다. 1964-65 시즌 리그와 FA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준우승 더블... 을 달성하며 팀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다. 이후 성적은 다음과 같다.

1965-66 리그 준우승
1968-69 리그 우승
1969-70 리그 준우승
1970-71 리그 준우승
1971-72 리그 준우승, FA컵 우승
1972-73 UEFA 컵 위너스컵 준우승
1973-74 리그 우승
1974-75 챔피언스리그(유로피언컵) 준우승

참고로 UEFA 컵 위너스컵은 각국 FA컵 대회 우승팀이 참가하는 대회로 오늘날 챔피언스리그보다 낮은 단계인 유로파리그 격에 해당하는 대회다.

어째 우승보다 준우승이 더 많이 보이는 듯 하지만, 어쨌든 리즈는 늘 정상권에서 우승을 노리는 강팀으로 군림했고 유럽 무대 우승까지 꿈꿔볼 수 있는 팀으로 거듭났다. 스포츠 매거진 '토털 스포츠 매거진'이 꼽은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50개 팀을 뽑은 설문조사에서 돈 레비 시절 리즈 유나이티드가 한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리즈 유나이티드 진짜 리즈시절이었다.

리즈 유나이티드는 파란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돈 레비 체제 이후 올 화이트(ALL WHITE)가 팀 유니폼으로 정착했다.
1971-72 시즌 FA컵 우승을 차지한 돈 레비(왼쪽)

 

리즈 유나이티드 홈구장 엘런드 로드에 자리하고 있는 돈 레비 동상.

 

창단 100주년, 백장미가 돌아왔다.

리즈는 웨스트요크셔주에 속한 도시로 웨스트요크셔주는 맨체스터(랭커셔)와 이웃하고 있다. 리즈는 맨유와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데 두 팀 간 대결을 로즈 더비(장미 더비)라고 부른다. 15세기 요크 가문과 랭커스터 가문이 맞붙는 전쟁이 일어났는데 흰 장미는 요크 가문을, 붉은 장미는 랭커셔 가문을 상징했다. 이는 리즈와 맨체스터 유니폼 색깔과 동일하다. 15세기 장미전쟁에서 모티브를 따와 두 팀이 맞붙는 경기를 로즈 더비라고 부르고 있다.

리즈가 정상권에 오르던 1960년대 후반, 맨유 역시 맷 버스비 감독 체제 아래서 강팀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떠오르는 두 강팀 간 대결을 두고 잉글랜드 역사적 사실에서 이름을 붙여 브랜드로 만들었다. 맨유가 프리미어리그 승격 이후 승승장구했던 반면 리즈는 하위권을 전전해야 했으니 한동안 두 팀이 리그에서 만날 일은 없었다. 16년 만에 두 팀 간 치열한 더비 경기 역시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볼 수 있게 됐다.

잉글랜드 지도, 랭카스터 가문 지역이었던 맨체스터 일대와 요크 가문 지역이었던 리즈. 
랭커셔 가문을 상징하는 붉은장미와 요크 가문을 상징하는 흰 장미. 맨유와 리즈 유니폼 색깔이 연고지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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