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4월 28일. 웸블리 스타디움에 모인 인파 속 흰 말이 이목을 끌었다. 이날 볼튼 원더러스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맞붙는 FA컵 결승전이 열렸다. 축구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첫 축구 경기였다.
잉글랜드는 FA컵 대회를 1871/72 시즌 처음 시작했다. 매 시즌 결승전은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개최하고 있다. 웸블리 스타디움 경기장 개장 전에는 케닝턴 오벌, 크리스털 팰리스, 구디슨 파크, 올드 트래포드, 스탬퍼드 브리지 등 잉글랜드 전역에서 결승전이 열렸다. 첫 웸블리 스타디움 FA컵 결승전. 볼튼 원더러스가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에 2:0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장 개장과 대회 결승전이 맞물려 대혼란을 빚었다고 한다. 개장 당시 웸블리 스타디움은 12만 7천 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었다. 이 날 결승전 비공식 관중은 최소 24만 명에서 최대 3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관중이 넘치다 못해 경기장 위까지 쏟아져 내려왔다. 경기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 조지 스코리(George Scorey) 순경은 자신이 타고 있던 백마 빌리(Billy)와 함께 경기장 상황을 정리한다. 빽빽이 모인 군중 속에서 백마 빌리는 특히나 눈에 띄었고 1923년 그 해 결승전은 백마 결승전(White Horse Final) 이란 이름으로 회자되고 있다.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FIFA 월드컵 결승전, 유로 1996, 올림픽 축구 결승전(1948, 2012) 등 굵직한 축구 경기를 개최해 온 축구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 엄청난 인파 덕분에(?) 첫 축구 경기를 상징하는 건 축구가 아니라 말(馬)이었다. 웸블리 스타디움은 2000년 재건축을 거쳐 2007년 재개장했는데 웸블리 기차역 위를 지나는 육교에는 백마 빌리 이름이 붙은 백마 다리(White Horse Bridge)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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