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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운동장]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으로 살펴본 경기장의 의미

by 소벌도ㄹI 2020.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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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들판에서 출발한 축구팀, 토트넘 핫스퍼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핫스퍼 FC'는 2019년 3월 새로운 홈 경기장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Tottenham Hotspur Stdaium)을 새롭게 개장했다. 62,303명을 수용하는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전까지 같은 위치에(엄밀히 따지면 조금 다르지만) 있던 화이트 하트 레인(White Hart Lane)을 홈구장으로 사용했다. 경기장을 짓는 동안에는 웸블리 스타디움을 임시로 사용했다.

토트넘의 첫 홈경기장(?)은 공공 들판이었다. 경기장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100석 정도를 마련했지만 수용인원을 가뿐히 초과했다. 관중 수용의 필요성을 느낀 팀은 '화이트 하트 레인'에 터를 잡는다. 첫 관중 수는 2,500석 규모였고 이후 3만 6천 여명을 수용했다. 토트넘은 1882년 9월 창단됐다. 6만 규모의 새로운 홈구장을 갖기까지 무려 13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2019년 개장한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 구단 창단 137년 되는 해였다.
토트넘의 예전 홈구장 '화이트 하트 레인'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은 기존 위치에 새롭게 지어졌다. 

 

축구 수도 런던과 비교한 서울의 축구 인프라

토트넘은 잉글랜드 런던에 소재한 팀이다. 런던은 근대 축구를 탄생시킨 발상지로써 축구가 가지는 상징성이 큰 도시다. 축구가 탄생한 도시에 자리한 팀이 6만 석 규모 경기장을 가지기 까지 걸린 시간 137년. 대한민국 서울과 비교해보면 이 차이가 더욱 눈에 띈다.

FC서울은 2004년부터 상암 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팀이 상암에 자리잡은 처음부터 6만 규모의 홈구장을 사용 중이다. 서울 이랜드는 2014년 창단하자마자 7만 명을 수용하는 잠실종합운동장을 사용하고 있다. 런던 연고 클럽 중에서도 빅팀에 꼽히는 토트넘이 137년 만에 가지게 된 6만 규모 경기장을 서울 소재 팀은 팀이 자리 잡자마자 사용 중이다.

그렇다면 6만 석 규모는 어느정도일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6만 석 규모는 크다. 리버풀의 홈구장 안필드는 5만 4천 명을 수용하고 첼시의 홈구장 스탬퍼드 브릿지는 4만 1천 명을 수용한다. 맨체스터 시티의 홈구장 에티하드 스타디움은 5만 5천 명을 수용한다. 이처럼 소위 빅클럽이라 부르는 팀들도 6만 석 이상 가는 규모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6만 석을 넘어가는 팀으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올드 트래포드, 76000석), 아스날(에미레이츠 스타디움, 60260석), 웨스트햄(올림픽 스타디움, 80000석) 정도가 있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 6만 명을 수용하는 큰 규모를 자랑한다.
잠실종합운동장은 7만석을 수용한다.

 

경기장의 크기와 형태는 축구 발전에 중요한 요소다.

다시 토트넘 핫스퍼로 돌아가,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클럽팀의 첫 출발은 공공 들판이었다. 경기를 찾는 시민들이 많아지면서 경기장에 터를 잡았고 함께 시간을 쌓아왔다. 토트넘 핫스퍼 6만구장의 화렴은 구단과 팬들이 함께 만든 137년의 시간이 본질 아닐까?

한국 축구는 올림픽, 월드컵 같은 국제 대회를 치르기 위해 만든 큰 경기장을 사용한다. 이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전국 어딜 가나 비슷한 형태를 가진 '종합운동장'에서 경기를 가진다. 팀과 팬들이 함께 만드는 공간이라는 토트넘의 첫출발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

근래에 들어서 가장 눈에 띄는 K리그 구단은 단연 대구 FC다. 대구는 새롭게 개장한 DGB대구은행파크로 홈구장을 옮김과 동시에 매력적인 구단으로 거듭났다. 이전까지는 대구 외곽에 자리한 대구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했다. 대구월드컵경기장은 10만 명을 수용하는 거대한 구장이다. DGB대구은행파크는 1만 2천 여 명을 수용한다. 앞서 FC서울과 서울 이랜드가 몸에 맞지 않는 다소 큰 옷을 입은 듯했다면 대구 FC는 핏이 잘맞는 옷을 찾아 입은 듯 하다. 대구FC는 축구팀이 지역에 뿌리내리는 데 있어서 경기장이 가지는 중요성을 잘 보여주었다. 더디 보이더라도 한국 축구는 늘 조금씩 발전해 왔다. 클럽 팀 문화에 걸맞은 물리적 여건도 조금씩 개선돼 가지 않을까?

대구 월드컵 경기장. 10만 명을 수용하는 큰 규모를 자랑한다.
대구FC의 새로운 홈구장 DGB대구은행파크. 기존 종합운동장부지에 새롭게 지어졌다. 경기장 명칭권을 판매해 대구은행파크라고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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