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디슨 파크는 잉글랜드 북서부 머지사이드주 리버풀에 자리하고 있다. 에버튼 FC가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에버튼은 1878년 창단된 팀으로 구단 역사가 길다. 경기장도 1892년 지어졌다. 경기장 자체가 문화유산에 준하는 셈이다. 경기장 주변으로 구단 역사를 소개하는 연혁이 마련돼 있는데, 경기장을 한 바퀴 둘러보면 구단과 경기장 역사를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Since 1878
에버튼은 1878년 지역 교회 '세인트 도밍고 FC(St Domingo FC)'에서 출발했다. 이 교회가 에버튼 지역에 있었고 이후 교회 이름에서 지역 이름으로 팀명을 바꿔 오늘에 이른다. 다만 구디슨 파크는 에버튼이 아니라 월튼에 자리하고 있다.
리버풀에는 에버튼FC와 리버풀 FC가 함께 자리하고 있다. 두 팀 모두 프리미어리그 소속으로 잉글랜드 전역에서도 빅 클럽으로 꼽힌다. 구디슨 파크는 스탠리 파크를 사이에 두고 리버풀 FC 홈구장 안필드와 아주 가까이 위치하고 있다. 느긋하게 걸어가면 크게 무리 없이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두 팀이 맞붙는 경기를 머지사이드 더비라고 부른다.
원래 에버튼FC는 리버풀 FC의 안필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했었다. 경기장 소유주와 갈등을 겪으며 안필드를 떠났고 1892년 구디슨 파크를 지어 자리 잡았다.
구디슨 파크는 럭비, 크리켓 등을 병행했던 다른 구장들과 달리 처음 지어질 때부터 축구만을 위해 지어진, 잉글랜드 첫 번째 축구전용구장이었다.
에버튼은 축구와 관련해 '최초'의 기록을 많이 가지고 있다. 1888년 잉글랜드에서 세계 최초 프로축구리그가 탄생한다. 첫 시즌에 12팀이 참가했고 에버튼은 창립 멤버 12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913년 잉글랜드 국왕 조지5세가 구디슨 파크를 방문한다. 이는 국왕의 첫 축구경기장 방문이었다. 축구는 런던 엘리트가 만들고 북서부 노동자 계층이 꽃피웠다고 부르곤 하는데 축구 초기에 왕실에서는 축구에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은 듯하다. 에버튼은 골네트를 처음으로 사용한 팀 중 하나기도 하며 처음으로 번호를 달고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1958년에는 잔디가 어는 걸 방지하기 위해 잔디 아래 열선(Undersoil Heating)을 처음으로 설치했다.
구단과 관련한 상징들
'Nil Satis Nisi Optimum'
에버튼을 상징하는 이 문구는 '오직 최고만이 있을 뿐이다. 최고가 아니면 안 된다.'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영어로는 'Nothing but the best is good enough'라는 의미를 가진다. 에버튼 엠블럼에 자리하고 있는 문구다. 잉글랜드 구단 중 로마어를 사용하는 구단을 간혹 만나는데, 우리로 치면 구단 엠블럼에 한자를 사용하는 격으로 볼 수 있다.
구단 엠블럼 가운데 있는 '루퍼트 왕자의 탑(Prince Rupert's Tower)'는 리버풀의 문화유산 중 하나다. 에버튼 록 업(Everton Lock-Up)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밤 중 술에 취한 취객을 잠깐 동안 구금하는 용도를 가진 건물이었다. 치안을 위해 시민을 잠깐 동안 시민을 수용하는 파출소(?) 같은 개념인 셈이다. 루퍼트 왕자의 탑에서 하루를 보낸 이는 쓰레기 줍기 같은 지역봉사활동을 하고 풀려날 수 있었다.
이 건물은 1787년 만들어 졌는데 흔히 불리는 이름인 루퍼트 왕자는 1600년대 초중반 살았던 인물로 건물과 아무련 관련이 없다. 루퍼트가 군사를 이끌고 리버풀에 머물렀던 장소가 현재 타워가 자리한 곳이라고 한다. 어쨌든, 1938년 지역 문화유산을 엠블럼에 차용한 후 구단을 상징하는 문양으로 자리매김했다.
에버튼 FC는 잉글랜드에서도 역사가 깊은 팀이고 큰 기복 없이 꾸준히 최상위 리그에서 활약한 팀이기도 하다. 경기장 주변으로 만들어 놓은 연혁은 구단의 역사를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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